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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시카쵸] 순정 큐피트! 中* * * * 2016. 3. 19. 17:13
Daum 웹툰 '순정 큐피트' 기반 AU
퇴고 안함 주의*
넷이 모여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노가 한숨만 푹푹 내쉼. 아스마가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봄. 시카마루와 쵸지도 고개를 돌렸으나 정작 이노는 손만 내젓고 마는 태도를 보임. 시카마루가 그제야 떠올랐다는 듯 입을 뗌. 너 새로운 사람에게 배정 받았다고 했었지. 그으래. 또 한 번 무거운 숨을 토하는 이노.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 전의 일을 어느 정도 털어낸 쵸지가 상냥하게 말을 건넴. 이노는 잠시 말을 고르다 결국 괜찮다며 답하지 않기로 함. 이노의 반응에 셋도 더 이상 캐묻지 않기로 넘김.
*
저번에도 언급했듯이, 이노는 제일 능력이 좋은 큐피트라고 볼 수 있었음. 그리고 직전에 맡았던 건수도 성공시켰음. 바로 사쿠라와 사스케. 여기서 대충 상황을 설명하자면 사스케는 외국에 유학을 간 상태였고 출국을 앞두고 사쿠라의 고백을 한차례 거절했었음. 사쿠라는 사스케에게 기다리겠다는 말을 하고 실제로 다른 남자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음.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심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사쿠라 앞에 이노가 날갯짓을 하며 나타남. 사쿠라의 마음은 사랑에 대한 순수함으로 반짝였고 이노는 그런 사쿠라에게 용기를 한가득 불어넣어줌. 그렇게 지내던 중 사스케가 생각보다 일찍 돌아오게 됐음. 사실 사스케 역시 사쿠라에 대한 감정이 깊었기에 잠깐이나마 짬을 내 귀국하였고 사쿠라와 연인으로서 함께하기로 함. 사뭇 행복해 보이는 둘을 뒤로, 이노는 새로운 사람을 찾아 떠났고.
*
그리고 이번에 이노가 맡게 된 이가 바로 히나타였음. 이노는 히나타에 대한 정보를 훑어보다 두 눈을 크게 뜸. 히나타가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나루토였기 때문. 나루토라면 이노도 얼핏 알고 있었음. 사쿠라, 사스케와 단짝친구이자 사쿠라를 어느 정도 마음에 두고 있었기 때문. 물론 사쿠라는 사스케 외의 남자에게 눈 돌리지 않았지만 지쳤던 시기 나루토가 사쿠라 곁에 이노만큼 큰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준 건 사실이었음. 이노가 나루토의 속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였음. 사쿠라와 사스케 연이 이어지면서 더는 신경 쓸 문제가 아니라 여기던 이노는 조금 난처해졌지만, 실연은 새 사랑으로 잊게 해주면 그만이라고 근심을 날려버림. 히나타와 나루토가 이어지면 너도 좋고 나도 좋을 테니까.
*
마찬가지로 히나타에게 요령을 알려주며 나루토에게 접근하도록 만드는 것에 성공함. 상황을 지켜보고자 이노가 나비 날개를 펄럭이는데 누군가 이노 앞을 가로막음. 고개를 드니 그건 사이였음.
엉? 사이군?
오랜만이네요. 이노.
사이는 여기서도 감정이 많이 서툰 편이라 사랑을 이루어주는 일도 대다수, 아니 전부 실패라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큐피트였음. 말하자면 하늘의 낙제생이라고 해야 하나. 이노는 불안한 감정이 덜컥 들었음.
그새 다른 사람으로 넘어갔나 봐요. 저 긴 생머리의 여자인가요?
그래. 히나타라고 해. 넌 여기 어쩐 일이야?
맡았던 땅 사람이 있어서요.
누구?
사이는 고갯짓으로 가리킴. 따라 눈동자가 돌아가던 이노의 입이 떡 벌어짐.
나루토?
알고 있었군요?
뭐, 대충은.
그럼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고 좋네요.
뭘?
당신이 담당한 여자가 나루토군 근처에 얼씬하는 일이 없었으면 해요.
사이는 눈웃음을 치며 독설을 날림. 결과적으로 네가 그의 마음을 부숴버렸으니까.
*
그때부터였나. 히나타가 나루토에게 다가가려 하는 낌새만 보여도 사이가 이노를 살벌하게 노려봄. 둘의 흐름을 고의적으로 망쳐놓기도 하고. 초췌한 낯으로 이노는 다음 대책을 마련하지만 히나타는 주눅이 들어버렸음. 사이 덕에 나루토에게 큰 반응도 못 얻었으니까. 히나타는 눈물을 자주 보임. 그 때마다 이노 역시 감정에 동화해 따라 엉엉 울어주기도 함. 히나타의 속이 상할수록 히나타가 얼마나 나루토를 오래, 그리고 깊이 좋아했는지 전해짐. 히나타 역시 나루토가 사쿠라를 좋아한다는 걸 알면서 그 상황에서도 나루토를 계속 바라봐왔었음. 이런 사랑을 품어왔는데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 이노는 히나타의 등을 연신 토닥여줌.
*
글쎄요. 그건 나루토군도 똑같지 않나?
사이의 날카로운 지적에 이노는 또 한 번 꼼짝하지 못함. 어쩜 이노는 본인 생각만 하고 그러는지 감탄스러울 정도네요. 이노의 속은 부글부글 끓어오를 수밖에 없었음. 끝내 뿎친(?) 이노는 사이를 따라하듯 막말을 시전 함.
내가 너 같은 패배자랑 붙어도 땅 사람의 사랑을 이뤄줄 수 있음을 증명할거야!
어찌됐든 투지에 불타올라 등을 돌린 이노. 사이는 그런 이노를 바라보며 조금 인상을 씀.
*
한편 나루토는 사스케와 사쿠라가 연인으로서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자리를 비켜주는 일이 많이 생김. 곧 사스케가 또 출국을 해야 하기 때문에 둘만이 지낼 수 있도록 나루토가 배려를 하게 된 셈. 그렇게 도망만 다니다 한 번 사쿠라에게 덜미가 잡혀 셋이서 술을 마시게 됐음. 어쩌다 화제가 그동안 사쿠라에게 대시했던 남자들에 대해 돌아갔는데, 거기서 나루토는 괜스레 잔을 쭉 비움. 사스케의 눈빛이 미묘하게 달라졌다는 걸 깨달은 사쿠라는 나름 수습을 해보겠다며 대뜸 말을 내뱉음.
나루토야 나더러 좋다, 했던 건 사스케군에 대한 경쟁자 의식 때문에 그런 걸 거야.
둘이 많이 싸우고 그랬잖아? 그 소릴 들은 나루토는 눈만 깜빡임. 대충 사쿠라 장단에 맞춰주고서 볼 일이 생겼다며 일찍 술집을 나오니, 비가 제법 내리고 있었음. 아. 오늘 비가 온다고 했었나. 일단 급하게 대학교 건물까지 뜀박질한 나루토가 흠뻑 젖은 옷을 말리고 있었는데 누군가 우산을 내밀어보임. 그건 물론 히나타였음.
나, 나루토군. 이거 쓰고 가.
엉? 그럼 넌?
네지 오빠랑 만나기로 해서...... 둘이 같이 우산 쓰면...... 돼.
멀찍이 내려다보고 있던 사이는 도끼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봄. 그러나 이번엔 이노가 없었음. 이노가 그 때 마침 시카마루와 쵸지, 아스마를 만나러 하늘로 올라갔기 때문. 뭐, 이 부분은 땅 사람의 의지로 벌어진 일이었기에 사이가 터치하지 않기로 함. 나루토는 히나타의 우산을 쓰고 무사히 자취집까지 돌아감. 그러고 보니 요즘 어쨌든 히나타와 마주하는 일도 많아지고. 나루토는 사쿠라가 했었던 말을 곱씹음. 사쿠라를 좋아했던 감정이 사스케에 대한 경쟁 심리로 인해 생긴 거였다고?
*
그리고 그 후에 나루토와 히나타가 붙어 지내는 경우가 많아짐. 사이도 당황하고 이노도 황당했음.
아니 내가 잠깐 하늘에 다녀온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나도 몰라요.
사이가 어깨를 으쓱임. 이노의 콧대가 올라감.
하! 거봐. 여태 저 둘이 어긋났던 건 사이군이 방해를 많이 해서 그런 거라고. 이제야 일이 척척 풀리는 구나!
과연?
사이는 눈을 가늘게 떠 보임.
지금 나루토군의 마음은, 벚꽃모양이에요.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런 벚꽃 틀에 달 조각을 억지로 끼워 맞출 수는 없어요.
알아서 이해해요. 난 표현을 이렇게밖에 못하니까. 사이는 평소처럼 싱긋 웃으며 혼자가 된 나루토 곁으로 날아감.
*
정말 그게 당신이 내린 결론이에요?
뭐가.
그렇게 받아들이기로 한 거냐고요.
무슨 소리를 하고픈 거냐니깐.
정말 사쿠라양의 말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사쿠라는 똑똑해. 사쿠라가 틀린 적은 없어.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을 존중할게요.
*
우산을 빌려줬던 건을 통해 나루토와 히나타는 데이트까지 하게 됐고 기합이 잔뜩 들어간 이노는 히나타를 아주 예쁘게 꾸며주며 행동에 있어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줌. 나루토군도 너에게 호감이 있어 보이는걸! 사이가 했던 말이 신경 쓰였지만 떨쳐내기로 함.
나루토도 서서히 히나타에게 마음이 동했고 어느 순간 진심이 되어갔음. 그런데 히나타에 대한 감정이 짙어질수록 찝찝한 기분이 함께 했음. 사쿠라가 자꾸만 떠올랐음. 미련이 아니라 사쿠라의 말이 머릿속을 맴도는 것이었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지금 내가 히나타에게 가진 감정은 또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 거지? 그제야 나루토는 사이가 자신에게 뭘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알 것만 같았음.
*
그냥 정확히 짚어줘도 됐잖아.
땅 사람에게 그런 것 까지 알려 줄 순 없잖아요?
어쨌든 내가 이대로 이렇게만 있었다면 히나타에게도 상처가 됐을 거라니깐.
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존재가 아니에요. 당신의 편이 되어줄 뿐.
뭐? 내 편? 처음 알았다니깐.
아하하. 좀 서툴긴 해요. 내가.
*
이노는 완전 신이 나서 나루토에게 이대로 고백까지 해보라, 히나타를 밀어붙임. 히나타는 수업이 끝나는 대로 중요한 할 말이 있다며 나루토랑 어찌어찌 약속을 잡음. 이노는 자기가 더 신나서 콧노래를 부르며 사이를 찾아감. 혹시 또 방해되는 행동을 할까봐. 사이는 대꾸 없이 나루토를 지켜보던 중이었음. 나루토는 약속 장소에 나와 히나타를 기다리고 있었고. 근데 다음 교양수업을 들으러 건물을 이동하던 사쿠라가 나루토를 먼저 발견함.
나루토. 여기서 뭐해?
사쿠라짱이구나. 히나타를 기다리고 있었다니깐.
아 맞아. 소문 들었어. 둘이 사이가 좋던데?
사쿠라가 장난스레 나루토의 옆구리를 쿡쿡 찌름. 나루토는 멋쩍게 웃고. 거봐. 내 말이 맞았지? 히나타는 상냥한 아이니까 잘 대해줘. 나루토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짐. 이노는 뭔가 상황이 이상하단 걸 알아챔. 사쿠라가 손을 흔들며 멀어지려는 찰나, 나루토가 팔목을 잡아챔.
내가 생각해 봤는데.
왜 그래?
그건 아닌 것 같다니깐.
이노가 그들의 흐름을 막고자 날개를 퍼덕이려는데 사이가 제지함.
너에게 한 번쯤 제대로 말할 게 떠올랐어. 사쿠라짱.
이노가 몸부림을 쳤지만 사이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꼼짝 못하게 만듦.
물론 내가 사스케랑 라이벌이기도 하고, 사스케를 기다리는 네 옆에 있어주는 것이 어느 순간 의무가 된 건 사실이지만.
나루토의 눈은 흔들림이 없었음. 사쿠라짱 너를 좋아했던 것은 사실이야.
그걸 부정하지는 않아줬으면 한다니깐.
이노가 움직임을 그만뒀음. 그러나 그건 결코 좋은 의미가 아니었음. 이노는 아까부터 봤던 거였음. 히나타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음을. 그리고 하필 히나타가 그 모든 대화를 들었던 것. 인기척을 느낀 사쿠라와 나루토가 그제야 히나타쪽으로 시선을 보냈음.
어, 그게, 그러니까.
히나타는 거의 울려고 하는 얼굴로 웃었음. 미안해. 그리고 그대로 몸을 돌려 뛰쳐나감. 이노는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아연실색한 표정을 내보임.
*
사이군이 맞았어.
......
내가, 난 이제 히나타의 마음도 부신거야.
......
그래. 알고 있었어. 이건 일방적이었지. 나 혼자만 생각했던 거야.
아직 그렇게 생각하긴, 일러요.
*
사이가 천천히 날개를 팔락이곤 사쿠라 옆에 나란히 섰음. 나루토의 눈에는 사쿠라, 사이 둘 다 보이는 중이었음. 그들이 동시에 똑같은 말을 입에 담음.
그러니까 이제는 진심으로 히나타를 좋아하게 됐다는 거잖아.
사쿠라와 사이가 나루토의 등을 밀었음. 나루토는 순간 앞으로 휘청거리다, 이내 전력을 다해 미친 듯이 히나타를 쫓아 달려감. 이노도 지상으로 내려와 발을 디뎠음. 큐피트의 존재를 이제 느끼지 못하는 사쿠라가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림.
저 바보가.
저 정도면 바보가 아니라 한심이죠.
사이가 덧붙였지만 사쿠라에게는 당연히 들리지 않음.
*
사이군.
나도 잘못 생각했던 게 있었어요.
......
마음의 틀은 고정적이지 않다는 걸요.
......난.
이제 벚꽃모양은 달이 되겠죠.
......
뭐, 이노양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잘난척하는 꼴이 정말 못 봐 줄 정도였거든요.
......진짜 얄밉네. 사이군은.
*
저 둘의 사랑이 금방 이뤄지리라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래. 대신 오랜 시간이 걸렸던 만큼 앞으로 함께 하는 데에 있어서도 그럴 거야.
히나타양은 상냥하니까?
그건 용케 알고 있구나.
나루토군이 그렇게 느꼈으니까요.
사이군.
네?
......다신 너랑 이런 방식으론 만나고 싶지 않아.
하하. 동감이네요.
*
사랑에 지친 사람들에게 연민을. 그리고 축복을.
순정 큐피트 40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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