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마코소노] 자극* * * * 2020. 9. 23. 00:35
엔딩 크레딧이 일정한 속도로 올라가고 있었다. 품안에 있던 소노코가 얕게 기지개를 했다. 쿄고쿠는 그녀가 답답하지 않도록 상체를 조금 뒤로 뺐다. 어때요. 괜찮은 영화였지. 소노코는 다시 그에게 기대었다. 네. 정말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액션 장면이……. 훌륭했네요. 자세를 고치며 쿄고쿠는 차분하게 답했다. 그치. 배우가 스턴트맨 없이 액션을 소화했다는 게 신기해. 그들은 그밖에 좋았던 점들도 감상을 나눴다. 소노코는 크레딧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맘에 든다며 느긋하게 웃었다. 조금 더 듣다가 끄죠. 그녀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이거. 마코토 씨랑 꼭 보고 싶었어.” 란이랑 코난이 같이 보러 가자고 몇 번이나 졸랐는데 참았어. 농조였음에도 쿄고쿠는 편히 웃을 수 없었다. 영화관에서 영화가 내려가고, ..
-
[마코소노] 썰로 쓰기엔 길고 소설이라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 * * 2020. 1. 1. 14:55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코앞에서 느껴지는 옅은 숨결에 쿄고쿠가 마른침을 삼켰다. 소노코는 그에게 이마와 코를 맞댄 채 가만히 있었다. 오로지 연인의 허리를 잡고 그녀가 중심을 잃지 않도록 지탱하는 게 최선이었다. 영화 크레딧이 올라가고 소노코는 쿄고쿠의 어깨에 기대었다. 그녀가 일부러 몸 전체를 실었지만 쿄고쿠는 미동도 없었기에 킬킬 웃음이 나왔다. 그쪽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을 맞췄다. 소노코는 말없이 뺨을 비볐다. 그녀의 체취가 진하게 느껴졌다. 다음 주면 또 돌아가겠네. 출국을 앞두고선 어리광이 많아진다. 쿄고쿠도 알아챌 정도였다. 일본에 머무르는 동안 소노코는 최선으로 그를 편하게 해줬다. 이마저도 쿄고쿠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그녀만의 가벼운 표현이다. 그런 배려를 알고 있다. ..
-
[마코소노/조각글] 만약의 경우* * * * 2019. 12. 8. 22:53
*짧음 주의.*되는대로 썼음.*퇴고했을 리 X. 희미한 소리에 쿄고쿠는 눈을 떴다. 텔레비전 속 방청객의 환호성이었다. 화면 전환이 이뤄지면서 빛이 조금 강해졌다. 쿄고쿠는 손등으로 눈가를 비볐다. “마코토 씨, 깨어난 거야?” 침대 머리판에 등을 기대고 있던 소노코가 이쪽을 바라보았다. “미안해요. 음량을 최대로 줄이긴 했는데.” 그녀는 그의 큼직한 후드티를 걸치고 있었다. 쿄고쿠는 상체를 일으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닙니다.” 쿄고쿠가 소노코의 옆에 붙어 자세를 고쳐 잡았다. 예능 프로그램입니까? 아아. 응. 그녀는 여전히 난처한 표정이었다. 잠은 충분히 잤다.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건만. 그는 소노코의 어깨에 머리를 조심스레 기대었다. 얼핏 알고 있는 MC와 게스트들이 만담을 주고받았다. 경기 ..
-
[마코소노] Absinthe_웹 선공개* * * * 2019. 10. 1. 22:05
*쿄고쿠 마코토가 검은조직의 일원이라는 평행세계 기반입니다. *소재상 내용 중 범죄 묘사가 있습니다. 쿄고쿠의 일방적인 집착. 퇴폐쪽보단 많이 구질구질.*쿄고쿠와 소노코 사이의 강제성은 거의 없습니다. 모두 합의 하에 관계가 이뤄집니다.*2020년 2월 에 판매될 예정.*아래 내용은 원고의 일부입니다. 추후 수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Absinthe_ 여자는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나른한 눈빛이지만 상대를 꿰뚫는 것만 같다. 소노코는 그림을 전체적으로 살폈다. 아름다운 곡선의 연속인 구도 속에 여인은 어딘가 편히 기대어 앉아있다.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 사이, 줄기 꽃이 둥근 형태로 장식되었다. 섬세한 옷의 주름을 따라가면 곧게 뻗은 다리와 하얗게 드러난 맨발이 보였다. 선은 다시 베일의 형상으로 여인을..
-
[마코소노] 틈새* * * * 2019. 9. 21. 18:07
가볍게 쓴 것 주의.퇴고 아마 안했음. // 이겼다. 이겼어! 소노코가 소리를 드높였지만 그보다 큰 환호성이 경기장을 울렸다. 쿄고쿠는 상대 선수와 인사를 나눈 뒤 옷매무새를 고쳤다. 근처 여자 관객이 사심 서린 어조로 그의 이름을 외쳤다. 질세라 소노코도 아무 말을 내지른다. 그 기세가 어마어마하여 주변에서 입을 다물 정도였다. 쿄고쿠는 장내를 떠나며 관람석을 쳐다보았다. 착각이 아니다. 분명히 눈이 마주했다. 당장 그를 만나고 싶다. 소노코는 가방을 챙기고 서둘러 빠져나왔다. 달리면서 호흡이 가빠졌다. 목에 걸린 관계자 전용 출입증 카드가 흔들렸다. 긴 복도를 뛰어 선수 대기실 앞에 멈춰 섰다. 반쯤 열린 문 너머 쿄고쿠가 보였다. 바깥으로부터 등을 진 그는 수건을 머리에 얹은 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
-
[마코소노] 용서* * * * 2019. 7. 30. 23:31
“가만 보면 비를 부르는 사람이야. 마코토 씨.” 턱을 괸 소노코가 시선을 유리 너머로 옮겼다. 밖은 어두워져서 콘크리트 바닥이 새카맣게 보일 정도였다. 빗줄기가 아까보다 굵어졌다. 머그잔은 식은 지 오래. 미지근한 아메리카노로 입술을 축였다. 영화관 밖으로 나오니 구름의 빛이 달라진 상태였다. 영화 보는 동안 팝콘을 먹어서 당장 배고프진 않았다. 금방 쏟아질 것 같은데. 그럼 근처 카페에서 상황을 볼까요. 소노코가 미리 생각했던 곳은 거리가 꽤 있었다. 그녀 얼굴에 물방울이 두어 번 떨어졌고 두 사람은 서둘러 눈에 들어오는 카페로 향했다. 테이블은 대부분 차있었다. 통유리로 된 벽을 두고 나란히 앉는 자리에 겨우 앉았다. 비슷한 생각으로 들어온 건지 손님이 많았다. 쿄고쿠가 주문을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
[마코소노] 무제* * * * 2019. 6. 23. 01:29
*266화~228화 발렌타인 사건 이후.*날조 주의.*퇴고 1도 안함 주의. 교고쿠는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있었다. 그러므로 허리 아래를 끌어안아야 했다. 그의 몸이 반동으로 잠깐 밀려났다.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있던 소노코는 곧바로 떨어졌다. 그녀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미소를 보였다. 교고쿠의 표정을 읽고 싶었다. 그럴 여유가 없었다. 아하하. 두 팔을 뻗어 이번엔 그의 손을 잡아보았다. 자신보다 훨씬 크고 열기가 느껴졌다. 곧 까무잡잡하고 기다란 손가락이 얽혔다. 소노코는 그제야 고개를 제대로 들었다. 그리고 교고쿠와 마주할 수 있었다. 가늘어진 눈매. 붉은 기가 감도는 뺨. 시원스러운 웃음.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꼭.”“그렇군요.”교고쿠는 나머지 손으로 목을 쓸었다. 이젠 정말 그를 보내야 했..